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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3일차

7월 26일 숙소가 캠핑장이었잖아요? 텐트 4~50동에 3명씩 나눠 들어가 잡니다. 에어컨도 없고, 널찍하게 누울 수 있어서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덥다며 난리예요. 텐트 사방을 열고 자면 얼마나 추울지 상상이 안 되는 거겠죠? 영준이랑 상훈이는 차라리 밖에서 자겠다며 매트를 끌고 나와 마당에 드러누웠습니다. 어쩌나 보려고 내버려뒀는데, 5분도 안 지나 모기를 피해 다시 텐트로 들어갔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씩 웃으면서 텐트에 들어가 누웠는데 자갈밭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자다가 허리든 목이든 한 곳은 근육이 뭉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밤새 불편하게 자면 안된다는 생각에 잠을 못 이뤘어요. 차라리 잠이라도 편히 잘 걸 그랬나봐요. 아이들은 바닥이 좀 울퉁불퉁한 정도는 아랑곳하지 않..

제14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2일차

7월 25일 5시 30분 기상 알람이 울리고, 저는 눈을 감은 채로 아이들에게 일어나서 준비하자고 얘기합니다. 아무도 안 일어나죠. 천근은 나갈 것 같은 눈꺼풀을 겨우 밀어올리고, 만근쯤 되는 몸을 일으켜 앉아서 아이들을 질벅거리며 다시 깨웠습니다. 그제야 아이들이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데, 일어나라는 소리를 들은 척도 않는 녀석이 한결과 이은이네요. 허벅지를 한 번씩 주물러주니 벌떡 일어납니다. 아침주행은 정말 시원했습니다. 어제 연습으로 달렸던 그 길인데, 이렇게 분위기가 다를 수 있나요. 어제도 호반길이 이쁘다는 생각을 했는데, 서늘한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길은 완전히 딴세상이었습니다. 게다가 강물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운치를 더했네요. 물안개 어쩌고 하는 노래가 있었던 것도 같은데.. 노래를 몰..

제14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1일차

7월 24일 제14회 한국 YMCA 청소년 통일자전거 국토순례를 시작합니다.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는 해마다 생명, 평화, 통일을 위한 마음을 모아 페달을 밟고, 두바퀴를 열심히 굴려온 YMCA 청소년 운동이지요. 올해의 슬로건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통일은 강원도로부터 자전거를 타고 옵니다" 모두 7박 8일간 강원도를 일주합니다. 첫 날인 오늘은 전국각지에서 청소년들이 강촌으로 집결합니다. 안양, 광명, 평택, 의정부, 창원, 용인, 여수, 광주, 문경, 충주까지 10개 지역에서 모였습니다. 강촌에서 춘천 강원도청까지 연습 겸 발대식을 하러 다녀왔습니다. 거리는 16.5km로 왕복을 해도 33km밖에 되지 않으니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지쳐서 중간에 자전거에서 내..

제13회 한국YMCA 청소년자전거국토순례 후기 마침

오른쪽 코너를 돌아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달릴 때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탁 풀리면서 이제까지 꽤 긴장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자전거로 615km를 모두 달렸습니다. 속도가 너무 빠르지는 않은지, 간격은 적당히 벌렸는지, 차가 어디서 튀어나오는지, 아이들이 졸지는 않는지.. 더 이상 맘 졸이지 않아도 됩니다. 광주에서 돌아오는 길은 생각보다 멀더군요. 평택에 들러서 평택 아이들과 자전거를 내려주고, 광명에 돌아온 건 8시가 다 되었을 때입니다. 스카이돔이 보이자 다시 마음이 가벼워지는 걸 느낍니다. 버스와 트럭을 이용해서 무사히 광명에 돌아오면서 큰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어요. 완전히 무장해제가 된 건 간단하게 마..

제13회 한국YMCA 청소년자전거국토순례 후기 7일차

월요일 아침을 자전거로 열었습니다. 우리는 매일 똑같이 자전거를 타지만, 길에서 본 풍경은 주말과 월요일이 다르네요. 다들 쉬거나 놀러가는 길과 출근하는 길의 분위기는 뭐라 콕 찝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달라요. 아침 먹기 전에 숙소를 떠나 자전거를 내달렸습니다. 광양에 도착해서 아침을 먹고 그 때부터 섬진강 줄기를 따라 올라갑니다. 광양시내를 마저 통과해서 섬진강을 만났을 땐 아! 하고 저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그 풍경을 제대로 묘사하려면 머리 좀 싸매야 하는데, 피로를 핑계로 그냥 넘어가보렵니다. 하루 종일 섬진강을 따라 달렸어요.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강물도 아름답고, 강을 따라 나있는 길도 정말 예뻤네요. 브레이크를 놓은 채 바람을 가르고 싶은 충동이 자꾸 들더군요.  달리면서 알게 된 ..

제13회 한국YMCA 청소년자전거국토순례 후기 6일차

아침 일찍 출발해서 식사를 하기 전에 한 구간을 달렸어요. 해변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안개가 자욱해서 해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어요. 고깃배 한 척 떠 있고, 섬도 둥실 떠 있는 안개 낀 바닷가.. 상상하시는 그 그림이 맞습니다. 모래밭 뒤로는 송림이 우거져서 밥을 먹고 쉬기에도 좋았습니다.  아침을 먹고 나선 바로 보성으로 넘어갔어요. 보성이 뭘로 유명한지 아세요? 차밭이죠. 장흥에서 보성을 넘어 순천까지 가는 오늘 일정에 차밭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차밭을 직접 가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사진이나 영상으로라도 보면 산자락에 층층이 늘어서 있는 차밭이 참 멋있죠. 눈치채셨나요? 그곳을 지나간다는 건 그 높이까지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차밭 사이 고갯길을 넘어야 합니다. 고개 이름은 봇재라..

제13회 한국YMCA 청소년자전거국토순례 후기 5일차

어젠 정말 힘들었어요. 하룻밤 자는 걸로는 피곤이 안 풀려요. 코에서 피냄새가 찔끔 나는 걸 느끼며 겨우 잠을 깼는데, 옆에서 일어나던 도훈샘이 엇! 하며 소리를 지르고, 코에선 핏방울 하나가 뚝 떨어집니다. 서로 마주보며 잠깐 멈칫하고 웃었죠. 저는 사실 첫 날 달리고 나서 코피를 흘렸다며 얼른 안심시켜줬어요. 어제 115km를 타고 나니 오늘의 65km는 아무것도 아니겠죠? 열심히 달리면 오전에 주행을 마칠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합니다. 좀 여유있게 다닐 수 있었어요. 점심을 먹고나서 1시간이나 쉬었고, 그 사이에 잠깐 눈을 붙였는데 정말 꿀맛 같았습니다. 오늘 숙소는 장흥인데, 마침 정남진 물축제가 열리는 기간이어서 축제장에 들러서 물놀이도 했습니다.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아 아주 북적북적한 가운데 ..

제13회 한국YMCA 청소년자전거국토순례 후기 4일차

115km를 달려야 숙소에 들어갈 수 있는 오늘! 고창 선운산에서 목포까지 달려왔습니다.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출발도 서두릅니다. 6시에 일어나서 30분 안에 준비를 모두 마치고 그 다음에 아침을 먹었습니다. 8시에 딱 맞춰 출발할 수 있었어요. 어이구.. 으아.. 아야야.. 오늘 주행을 마치고 운동장에 퍼질러 앉아서 내뱉는 소리들입니다. 신음 소리가 절로 나와요. 115km라고 해서 오래 달릴 줄은 알았지만 막상 달려보니 거리만 긴 게 아니라 언덕도 많아서 쉴 새 없이 오르락 내리락거렸습니다. 목포에 산이 이렇게 많은 줄은 미처 몰랐네요. 자전거를 타니까 알게 되는 사실인데 평지란 건 없더군요. 아주 약간이지만 오르막이거나 내리막이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굴러가는 건 경사가 급한 언덕이지..

제13회 한국YMCA 청소년자전거국토순례 후기 3일차

국토순례 세 번째 날, 자전거를 탄 지 이틀째입니다.   어젯밤엔 아이들이 에어컨을 잔뜩 켜놓고 자길래 온도를 조금 높여놓았습니다. 너무 높이면 덥다면서 자다가 일어나서 다시 온도를 낮추는 친구가 있을지 몰라 춥지는 않게, 그러나 애들이 일어날 만큼 덥지도 않게 신경써서 맞추었습니다.^^   아이구.. 아침에 일어나는데 알람소리가 멀게만 느껴지고, 몸이 찌뿌둥합니다. 조금 더 일찍 자야 몸이 회복될 것 같아요. 부모님들께는 조금 민망한 말씀이지만, 한해한해 몸이 달라지는 걸 느낍니다. 30대 중반이 되니까 회복속도가 느려요.^^; 그래도 5분 뒤 두 번째 알람에는 몸을 일으켜야합니다. 지도자가 5분 늦으면 아이들은 10분 늦게 마련이에요. 아이들이 10분 늦어서 출발이 지연되면 이후 일정은 계속 조금씩 ..

제13회 한국YMCA 청소년자전거국토순례 후기 2일차

진짜로 국토순례 출발은 오늘이지요. 어제도 힘들게 자전거를 탔지만 그건 연습이라 안 쳐줍니다. 오늘부터 7일 동안 615km를 타야 해요. 재보니까 어제도 한 20km는 탄 것 같아요. 어제 힘들게 올라갔던 그 언덕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이기에 일단 출발~ 생각보다 페달이 가볍고 언덕도 가파르지 않게 느껴집니다. 어제는 언덕 중간 버스정류장에 10명 가까이 주저앉아 있었는데, 오늘은 그 지점을 가뿐하게 모두 통과합니다. 언덕 정상까지 아무도 낙오하지 않고 올라섰습니다. 저는 맨 뒤에서 떨어지는 친구들을 챙겨갔는데요, 무전으로 표민이 이름이 들려서 귀를 쫑긋 세웁니다. "1팀, 광명 박.표.민. 체인이 빠져서 길 옆에 섰습니다." 다행히 별 일 아니었어요. 국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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