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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15회 한국YMCA 청소년자전거 국토순례 8

제15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마침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달려온 600여km의 여정이 임진각에서 끝났습니다. 자유로를 달려 북쪽으로 향하는 길이 지금은 막혀있지만 언젠가 개성을 지나 평양까지 뻥 뚫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녀석은 통일되면 큰일 난다는 겁니다. 백두산까지 가려면 국토순례가 7박 8일 만에 안 끝난다는 거죠. 북녘땅은 산이 많고 길도 험해서 훨씬 힘들 것 같긴 합니다. 국토순례를 마치는 소감으로 많은 아이들이 내년에도 또 오고 싶다고 합니다. 누구는 제주가기 전까지 3년을 내리 오겠다고도 하고 누구는 내년에 제주 안 가고 온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저는 완전히 한계인데 아이들은 힘들다는 생각이 들려면 아직 멀었군요.  마칠 때는 국토순례 모든 일정 중에 함께 아이들을 돌봐준 전국의 지도자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

제15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7일차

아이들 얘기를 들어보니 가장 힘들었던 날은 빼재를 넘던 날도 아니고, 가장 긴 116km를 달린 날도 아닌 무더위로 푹푹 쪘던 날이었답니다. 양평을 출발하는 오늘 아침에는 폭염경보문자가 날아왔습니다. 6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출발 준비를 마치면 8시쯤 됩니다. 8시에 자전거를 잡고 대열을 이루어 도로에 나섰습니다. 목덜미가 따갑게 햇볕이 내리쬡니다. 아침 8시의 햇볕이 이렇게도 뜨거운지 왜 이전에는 몰랐을까요. 더운 하루가 걱정되지만 우리 앞에 놓인 길은 가야지요. 가다보니 어떻게든 다리는 움직입니다. 가슴이 답답할만큼 숨이 가빠도 여전히 깊이 들이쉬려 애쓰고 있습니다. 이젠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무릎이 찌릿찌릿 아파도 페달을 밟고 언덕이 나오면 그런가보다 하며 기어를 가볍게 걸고 꾸역..

제15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6일차

아이들 얼굴에 뚜렷한 경계선이 생겼습니다. 콧등 위로는 하얗고, 그 아래로는 새까매졌습니다. 38선이냐고 농을 던지니 태극기라고 받아치는 능청과 여유를 보입니다. 하도 더우니까 비가 내리길 바라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비라도 내려서 열기를 좀 시원하게 식혀주면 좋겠다 싶었죠. 매일 일기예보를 보면서 내일은 오겠구나, 오후엔 오겠구나.. 하며 기대를 해봤는데 가는 곳마다 비가 안 와요. 먹구름이 끼었다가도 금세 맑아지고, 빗방울이 떨어지는가 하면 또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7박 8일 동안 전국을 누비며 자전거를 타니 비를 하나도 안 맞고 다닐 수 없는 노릇인데 이상하게 올해는 비가 우리를 피해가고 있었어요. 산이 말이 우리가 비구름을 밀어내는 거 아니냐고 해요. 그러고보니 비구름을 몰고 올라가는 우리 행렬..

제15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5일차

시작했나 싶더니 벌써 일정의 절반을 지나 임진각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전체 일정 가운데 가장 긴 116km를 달렸습니다. 어림잡아 오전 오후 각각 60km 가까이 달려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해지기 전에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민영이 코에서 피가 한방울 주룩 흘렀습니다. 금방 멎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자전거를 타다보니 무전이 들려요. "팀1, 코피가 나서 한 친구가 멈췄습니다. 의료팀 확인바랍니다." 아이쿠.. 민영이 힘들었구나.. 조금 더 살피고 쉬게 했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막상에 버스에 탄다고 연락온 친구는 창원 참가자였어요. 휴식 후에 자전거에 올라타서 출발하니 목덜미가 따갑고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가 온 몸..

제15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4일차

어제 아이들이 라면을 신나게 먹으면서 품평을 하는데, 신라면, 진라면, 삼양라면 등등을 얘기하다가 결론은 생협 감자라면이 제일 맛있다는 것으로 모아졌습니다. 감자라면 면발이 쫄깃하다는 동주 말에 창학이가 동의하면서 대세가 결정되었습니다. 국호는 라면 다 끓이고 깨워달라며 잠시 눈을 붙였는데 그대로 아침까지 푹 잤습니다. 창학이가 깨웠는데도 안 먹는다며 그냥 잤거든요. 병찬이는 먹는다 안 먹는다 소리도 못하고 완전히 넉다운 되어 잠들어버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국호는 왜 안 깨웠냐며 투덜댔고, 병찬이는 하루 종일 라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며 다녔습니다. 오늘은 꼭 야식을 먹겠다면서요.  아득히 멀리서 6시 기상 알람이 들렸습니다. 천근만근 몸을 일으켜 시간을 보니 5분 동안 알람이 울리고 있었는데 못..

제15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3일차

의령을 출발, 합천과 거창을 지나 무주로 넘어왔습니다. 이쪽 동네를 잘 몰랐는데 산이 많아요. 오전에 4구간, 오후에 2구간을 타는데 모든 구간에서 크고 작은 산을 하나씩 넘어야 했습니다. 오늘 숙소는 덕유산 무주쪽에 있는 콘도입니다. 덕유산을 넘어야 한다는 말이죠. 산 꼭대기를 오를 수는 없으니 산허리쯤 뚫린 터널을 지나갑니다.  이름이 굉장히 특이한데요, 빼재터널이랍니다. 오타 아녜요. 옛날에 걸어서 넘어다니던 고개 이름이 빼재이고, 그 아래 골짜기에 빼재마을이 터를 잡았어요. 그 밑에 뚫어놓은 터널인데, 높이와 경사도와 올라가는 거리가 뭐.. 말로 다 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 가운데 가장 힘들었어요. 핑~ 돈다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안양에서 온 친구가 한 말이 ..

제15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2일차

아침 풍경16시 알람소리에 아무도 눈을 뜨지 않습니다. 불을 켜니 그제야 눈을 찌푸리며 몸을 뒤척이는 아이들, 헤이쥬드를 틀자 하나둘 몸을 일으킵니다. 자전거 주행복장으로 갈아입고 나머지 짐을 모두 싸서 트럭에 싣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아이들이 다 일어난 듯 싶어 저도 한참 짐을 싸다 둘러보니 아직도 엎드려 하늘로 쳐들린 커다란 엉덩이 하나가 보입니다. 찰싹 두들기니 벌떡 일어나서 갑자기 이불을 개는 모습이 꼭 안 자고 있었던 아이 같이 보입니다. 뭘 해야 하는지는 모르면서도 바쁘게 움직이는 걸 보니 누구냐고요? 병찬이었습니다. 아침 풍경2자전거 옷을 챙겨 입느라 아이들이 바쁘게 움직이는데, 국호가 다급하게 다가와서 말합니다. "선생님, 자전거 옷이 없어졌어요." 국호는 어제 내려오는 스타렉스 안..

제15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 후기 1일차

제15회 한국YMCA 청소년통일자전거 국토순례를 시작합니다.  광명YMCA 참가단은 최이은, 신국호, 이창학, 김동주, 김병찬, 이산, 이해민, 정민영까지 8명입니다. 광명Y 회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오신 정진영 선생님께서 자원지도자로 도움을 주십니다. 올해는 창원에서 임진각까지 591.3km을 달립니다.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 150여명과 지도자 50여명이 남과 북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3년만에 다시 임진각을 향해 달려갑니다. 오늘은 첫 날로 전국 각지에서 YMCA 이름으로 모인 청소년, 지도자들이 첫 만남을 갖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전체 참가자가 단체 주행을 연습했고 곧바로 창원 청소년들이 우리를 축하하는 뜻으로 멋진 공연을 선물해주었어요. 앞으로는 아이들이 하룻동안 자전거 타며 지낸 이야기를 전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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